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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백신예약 주의하세요!

by 천사푸드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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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3일 오후 4시

잔여백신을 대리 예약해준다는 채널을 보게 되었습니다.

 

'백신 대리 예약?'

 

 

'코로나 잔여백신 대리 예약 대행'이라는 웃기는 이름을 가진 채널이더군요.

카카오톡에 검색하시면 바로 나올 겁니다.

 

 

 

위 채널은 무척 놀라웠습니다.

지방 예약은 5만 원 수도권은 7만 원이라는 금액을 받고, 잔여백신을 대신 예약해주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정책을 유료로 전환하다니..

21세기 봉이 김선달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소름이 돋더군요.

 

저 채널을 보고 있자니, 저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것이 두려워 

부작용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어떻게든 잔여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서 돈벌이하려는

기만자의 생각이 너무나도 역겨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기만하는 모습.

사기당한 사람들을 비웃는 얼굴.

정직한 사람들을 하찮게 여기는 거만한 눈길.

화가 납니다.

코로나가 처음 왔을 때

세상은 말했습니다.

 

"재난상황이다. 같이 협력해 극복하자."

 

이 말에 공감하고 사람들은 움직였습니다.

정부는 인체실험이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최선을 다해 백신 유도를 했고,

자영업자들은 쓰러져가면서 거리두기를 실천했고,

간호사들은 믹서기에 갈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 흘리는 틈에서 사기를 치는 모습이 저에게는 너무 역겨웠습니다.

 

위 채널은 그저 예약을 대신해주는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혹은, 선의의 목적으로 하는 일이라 말할지도 모르겠네요.

잔여백신을 신청하지 못하는 어리숙한 인간들을 도와줬다고 합리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선의가 아니라는 근거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가격차이'입니다.

잔여백신을 예약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예약하는데 돈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네이버에 '잔여백신'을 검색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기만자는 수도권과 지방을 가격차이를 두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는데, 왜 수도권이 비쌀까요? 

백신예약이 부동산도 아닌데, 어떻게 가격차이가 나온 것일까요?

 

저는 그가 자신의 행동을 돈으로 봤기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목적이었기에 가격차이가 나온 것이죠.

그에게는 백신예약이 그저 부동산과 같은 원리로 작동했을 것입니다. 

차이가 없는 행동에서 가격은 구분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선의로 행한 행동이었다면, 가격이 동일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욱 심각한 점은 바로 사진입니다.

 

 

 

위 채널은 질병관리청 마크가 들어간 사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죠.

이건 명백히 공적기관을 도용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더 나아가 자신도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걸 인지했다는 증거겠지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래도 속으로는 생각했죠.

 

"설마 누가 속을까..?"

 

 

 

 

예...?

 

이미 채널 친구수는 743명이 돌파되었습니다.

카카오톡에 등록된 채널이라 신뢰성이 높아 보인 것일까요?

아니면 검색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일까요?

인터넷이 어려운 노인분일까요?

...

그저 제가 알 수 있는 건

저 채널을 신뢰하는 사람이 743명이라는 점뿐이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제가 유추한 원인은 한 가지입니다.

일반백신예약과 잔여백신예약은 구분이 되는데, 잔여백신은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접종하지 못한 20대 이상의 사람들 중 일부는 잔여백신을 어디서 신청하는지 모르는 것이죠.

괜히 질병청에 들어갔다가 '신청기간이 아닙니다'라는 답변을 받았을 겁니다.

 

그럼 질병청은 잔여백신을 어디서 신청하는지 공지했을까요?

당연히 했죠.

 

 

질병청은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신청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면 쉽게 신청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카카오톡의 돋보기 마크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검색사이트는 돋보기로 검색합니다.

네이버, 구글, 다음, 빙 모두 돋보기를 '찾다'로 사용하죠.

피해자는 카카오톡에 접속하면 검색 기능을 찾아보게 됩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저 마크인 것이죠.

그런데 카카오톡에서 돋보기는 정보검색 기능이 아닙니다.

친구, 채널, 채팅방을 찾는 기능이죠.

그리고

피해자가 백신예약을 검색하면 숨어있던 기만자가 나타납니다.

저는 위 채널이 그 맹점을 노렸다고 생각합니다.

 

즉,

잔여백신 신청방법을 모르고,

네이버를 거치지 않았고,

카카오톡 검색 기능을 잘 모르는 사람이 기만자에게 속아서 

무료로 제공하는 백신 정책을 돈을 주고 대리 예약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사기꾼 머리가 비상하다고 해야 하나요.

참.. 마음이 씁쓸합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은 꼭 네이버(www.naver.com)나 다음(www.daum.net)에 '잔여백신'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사기들이 보입니다.

과거에는 정보를 취득하는 능력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라고 피부로 느껴지네요.

 

이거 참..  생각이 멈추지 않는 밤입니다..

아무쪼록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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